마음 레시피

서브페이지 제목배경

믿는 순간 거짓이 된다! 리플리 증후군

2023-12-11

조회 1,738

13
말풍선 12


얼마 전 재벌가의 사생아로 위장한 어느 펜싱 선수의 전 연인 이야기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거짓말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는데요. 사실 세상에는 수많은 거짓말이 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부터 알면서 속는 유쾌한 거짓말 그리고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의도적인 거짓말까지. 어떤 거짓말이든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진다면 쉽게 진실을 구분할 수 있을텐데요. 현실에는 피노키오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요? 진실보다 더 진짜 같은 거짓을 믿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리플리 증후군! 그들의 세상에서 진실은 어디까지일까요?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쓴 거짓말쟁이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하지만 진실은 간단하고 거짓은 복잡합니다.’

얼마 전 방영된 ‘안나’의 주인공의 말처럼 사람들은 쉽게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자신이 아닌 완벽한 가면의 정체성을 가진 채 타인을 조정하며 타인에게서 이익을 취하는 사람을 일컬어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사실 리플리 증후군은 정식적인 의학 명칭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만 유독 많이 쓰이고 있는데 1955년 소설을 모티브로한 영화 ‘리플리’에서 알려졌다고 보입니다.


1941년 Hervy Cleckley는 저서 ‘건강이란 이름의 가면’에서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관점에서 표현했는데요.


Hervy Cleckley에 따르면 리플리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정상으로 보이나 정신병적 특성이 표면 아래 숨어있어 겉으로 보기에 좋은 사람’으로 ‘타인과 관계를 잘 맺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책임감은 전혀 없으며 타인의 감정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언제든지 이익을 편취할 수 있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플리 증후군 vs 허언증! 다른 증상?!



‘리플리 증후군’은 흔히 ‘허언증’ 혹은 ‘망상장애’와 혼용되기도 합니다.


‘허언증’허풍을 떨거나 관심을 받기 위해 없는 일을 만들어내거나 있는 일을 과대포장해 타인에게 고의적으로 드러내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이는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허언증이 있는 사람은 팔로워나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면서 허구에 가까운 세계를 진짜처럼 구현해 내기도 하는데요. SNS 속의 꾸며진 삶이 진짜 자신의 삶이라고 믿고 싶어하며 이런 거짓말을 이어 가기 위해 점점 더 큰 거짓으로 진짜보다 더 그럴 듯한 가짜 삶을 만들어 주목받는 것을 즐깁니다.


넘쳐나는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훔쳐보고 끊임없이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마치 허언증을 권하는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허언증과 리플리 증후군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두 증상 모두 거짓의 가면과 가짜 정체성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쓰고 있지만 이로 인해 타인에게 실제로 해를 입히고도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면 리플리 증후군에 가깝고, 자신의 이상적인 기대와 현실의 모습이 분명히 달라서 지금 자신의 모습이 가면을 쓴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믿어버리는 것은 허언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플리 증후군은 그 정의가 모호하고, 반사회성 성격장애 중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와 결이 비슷해 주의해야 하는데요.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살펴볼까요?




리플리 증후군은 주변인이 체크!




리플리 증후군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부모나 가까운 사람의 부적절한 기대와 요구, 가정폭력과 성폭력 같은 과거 트라우마 혹은 자신의 자아상에 대한 불만족감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사실 ‘안나’의 주인공 유미는 엄밀히 말하자면 리플리 증후군은 아닙니다. 다만 부모와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이 원했던 삶과는 다른 거짓의 길을 가게 되면서 쓰게 된 가면을 벗지 못한 채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압박 속에 살게 됐던 것이죠

우리 주위에는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어쩌면 여러 개의 페르소나(PERSONA)를 쓰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가 리플리 증후군은 아닐까요?

앞서 언급한 펜싱선수의 전 연인 이야기처럼 리플리 증후군은 주변 사람에게 정신적·금전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증상이니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이 의심된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신경정신과나 상담소를 찾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리플리 증후군의 특징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의 주변인이 상담 받아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혹시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주변에 리플리 증후군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몇 가지 체크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리플리 증후군이 의심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

“아니야. 그건 잘못된 거야.”
리플리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의 이익을 취한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부정하고 왜곡하는 부분을 분명하게 직면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이나 상담사가 알려줘야 합니다.

“과거 말고 현재의 상황을 마주해야 해”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자기 행동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연결하려 노력하며 과거로부터의 상처와 열등감을 탐색하게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과거에서 현재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과거 어떤 일이 원인이 됐던 그것이 현재 상황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조급히 말고 천천히!”
리플리 증후군은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어떤 관점을 가지고 치료에 개입하느냐에 따라 그 예후가 달려 있습니다. 또한 개입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일종으로 본다면 극적으로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리플리 증후군을 겪고 있는 당사자는 물론 주변 사람도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합니다.

거짓말에 속는 사람들의 심리!
사람을 속이려는 자들은 보통 먼저 선심을 써서 상대의 환심을 사고 경계심을 무너뜨린 후 본격적으로 거짓말을 시작하는데요. 사실 작정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들은 선심성 행동에 대한 상대방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상대의 물욕, 조작된 평판 등을 적절히 이용하는 특성이 있으니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지나친 선심이나 보상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 등은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땐 주위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 중 누구도 타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입니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려고 나를 죽이고 타인의 가면을 쓰는 순간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서서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주체성을 가진 삶입니다.





  라이크마인드 심리상담센터
박정화 센터장


♥ 댓글은 사랑입니다 ♥

목록으로

말풍선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