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능한 토큰 NFT(Non-Fungible Token)가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온라인상의 가상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원본임을 증빙하는 이 기술이 가져온 변화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진정한 소셜아트(Social ART)의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누구든지 자신만의 관점과 생각으로 창조한 고유한 디지털 제작물을 발매하고 또 구매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유튜브가 등장하기 이전에 유명 배우나 전문 방송인, 감독이 되는 것은 무척 제한적이었습니다. 방송국, 영화사에서 실시하는 오디션이나 심사 경쟁에 합격하거나 전문교육을 받아 오랜 경력을 쌓으며 자격을 획득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의 등장으로 간단한 영상장비만 있다면 누구나 배우 또는 감독이 되어 방송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즉 우리 주변의 평범한 할머니, 아저씨, 어린아이 등 모두가 자신만의 가진 고유한 생각과 표현을 통해 유튜브에서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부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NFT 시대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는 전문 작가가 되어 작품을 전시, 판매하기 위해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제도권 기관의 심사와 규율에 따르거나, 미술대학과 같은 전문교육기관에서 교육과 경력을 쌓아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NFT 시대에 등장한 오픈씨(opensea)와 같은 다양한 발매 플랫폼들에 의해서 이제 이러한 일들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일반인이 촬영한 밈 하나가 8,700만 원?!

▲아트띠프(예명) 작가의 작업 장면(좌)과 작품(우) ⓒ아트띠프

믿기 어렵겠지만,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가능해진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랜드로 나들이를 가는 ‘클로이’라는 미국의 한 소녀를 찍은 사진이 NFT화 되어 약 8,700만 원에 낙찰되었으며, 벤야민 아메드라는 영국의 12세 소년이 그린 고래 그림들은 4억 7,000만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또한 국내의 소식으로는 ‘아트띠프’(예명)라는 전라도의 한 중학생 소년이 태블렛으로 그린 그림들이 오픈씨에서 1,200만 원어치 판매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인들이 촬영한 간단한 밈이나, 사진, 그림과 같은 디지털 결과물들이 주목을 받거나 엄청난 고가에 거래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은 물리적 공간적 제약이 없는 사이버 세상에서 이제 훨씬 많은 창작자들이 창작물을 선보일 수 있으며 또 더욱 많은 구매자들이 그것을 접할 수 있게 된 기회가 생겨났기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개인들의 NFT가 가치를 발생하는 이유는?

이렇게 한 개인이 창작한 NFT가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는 대체할 수 없는 그 창작물만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은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유일한 가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NFT로 탄생한 산물들은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작품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오직 원본만이 가능한 희소성이 인정되면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프라인 상에서 예술작품이 가치를 가지는 원리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작가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린 그림을 소장하고 싶은 컬렉터들이 많아지면 한정된 작품의 수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입니다.

나만의 NFT를 판매하자

지금은 NFT 시대 초기 시점이기에 컴퓨터나 블록체인 개념에 능숙하거나 정보를 빠르게 수용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코인과 같은 가상재화나 전자지갑에 대한 개념도 알아야 하기에 이 같은 상황이 낯설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NFT 발매를 가능하게 하는 웹상의 플랫폼들은 점점 사용자 친화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이 우리 앞에 처음 등장한 뒤 변화해온 과정과 거의 같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난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피드를 올리는 것처럼 간편한 형태로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사진이나 동영상, 소리, 텍스트 등의 발매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먹방’이 처음 방송되어 인기를 끌며 그 뒤를 잇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하였듯 NFT 창작물들 역시 어느 시점에 도달하게 되면 수많은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가치의 중심은 개인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고유하고 특별한 생각이 담긴 NFT 창작물들일 것입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하면서 그 이전에는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정보와 산물들이 웹상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개성 있는 콘텐츠들이 세상에 영향력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NFT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마다 가진 고유하고 특별하나 가치들이 빛을 발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NFT 시대 미래의 모습

어느 나른한 주말, 여러분이 공원 벤치에서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 한 장이 전문 화가나 그래픽 아티스트의 작품처럼 주목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나온 말 한마디가 시인이 쓴 시의 한 구절보다 더욱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집 강아지가 뛰어노는 모습을 여러 사람들이 마치 유명 감독의 영화만큼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내 휴대폰 카메라에 우연히 포착된 재밌는 순간을 세상 사람들이 곳곳에서 흉내 내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일반인의 어느 날이 유튜브 콘텐츠화 되어 유명해지는 것처럼 NFT를 통해 세상의 주목을 받는 세상 그리고 그것이 곧 실질적인 소득과 연결되며, 그 흐름을 읽고 투자를 해볼 수도 있는 세상. 이것이 NFT 시대에 펼쳐질 미래의 모습입니다.

글 김일동 현대미술작가, NFT아티스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