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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집 막내아들’로 배우는 한국 경제사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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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 여러분에게 인생 2회차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인? 부동산? 우량주에 올인?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던 그 판타지를 실현해준 드라마가 최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습니다. 바로 인기 웹소설 기반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입니다.

주인공 진도준(송중기)은 실제 일어났던 굵직한 경제 사건을 이용해 투자 전략을 세웁니다. 어떤 실제 사건들을 각색했는지, 드라마 속 경제사를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선거 “가장 가능성이 없던 3등이 1등이 되는 거죠.” 

1987년 대한민국 제13대 대선에서는 야권후보 단일화 실패, KAL기 폭파 사건으로 인한 북풍 후 집권당의 노태우 후보가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당시 노태우 후보의 13대 대선 최대 공약 가운데 하나는 1기 신도시 계획이었습니다.


#1기 신도시의 시작 “분당 땅이 그래 갖고 싶드나?”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주택 건설 프로젝트는 1기 신도시를 낳았습니다. 분당(성남시), 일산(고양시), 평촌(안양시), 산본(군포시), 중동(부천시)에 이른바 5대 신도시입니다.
드라마 속 어린 도준(김강훈)이가 할아버지 진양철(이성민) 회장에게 선물 받은 성남시 분당 지구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조성되기 전까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자리매김합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2화 中>




<1997년 11월 21일 MBC뉴스데스크>


#한보 사태 “이 많은 빚을 갖다 우얄 기고”

드라마 속 한도 제철은 과거 1997년 1월 한보그룹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5조 원 규모의 빚을 지고 부도가 난 한보철강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보 사태는 재계 20위 순위권 내 대기업이었던 한보그룹의 부도 여파로 대한민국의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부도가 나면서 IMF 금융위기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평가받는 사건이자, 정계 유력인사들에게 뇌물을 주어 불법 대출을 받은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보철강 부도 뉴스가 보도된 1997년 1월 23일자 MBC 뉴스데스크>


#IMF 대한민국 외환위기 “나라가 부도난다는 말은 내가 살다 살다 처음이다”

1997년 12월 3일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정부의 외환 관리정책의 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보유 외환이 바닥나며 시작됐습니다. 

IMF는 금리 인상, 구조조정, 노동 시장의 유연화, 자본 시장의 개방 등을 요구했습니다. 많은 기업의 부도 및 경영 위기가 이어지고, 대량 해고와 경기 악화로 인해 온 국민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2001년 8월 구제금융을 모두 상환하며 한국은 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달러 매수, 아마존 투자, 기아자동차 인수전 “당신의 위기, 나의 기회”

IMF 외환위기를 이미 겪고 과거로 온 진도준(송중기)은 IMF가 터지기 전 240억 원 원화를 전부 달러로 환전해 IMF 외환위기를 대비합니다. 이유는 실제 IMF 당시 달러당 800원대의 환율이 폭등해 1,964원의 장중 최고환율까지 찍게 됩니다.

1997년 진도준(송중기)은 인터넷으로 책을 사고파는 작은 사이트 ‘카다브라’에 투자합니다. 이는 실제 아마존닷컴의 모태 회사 ‘카다브라’로 1994년 제프 베조스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훗날, 이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이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중 하나가 됩니다.

드라마 속 아진 자동차의 모티브가 된 기아자동차는 1996년 자동차 수출 30억 달러의 재계 순위 9위의 거대 그룹이었으나, 1997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됩니다.

이에 ‘현대, 삼성, 대우, 포드’ 자동차 업체들의 국제 입찰 4파전이 일어납니다. 결국 현대자동차에 매각된 이후 국산 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사실상 독과점 체제가 이어집니다.




#상암 새천년 신도시 조성: DMC(Digital Media City) “새로운 산업에 새로운 땅”

진양철(이성민) 회장은 장손 진성준(김남희)에게 난지도 땅의 신도시 개발을 지시합니다. 이는 2000년도 서울시가 계획한 상암 새천년 신도시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이야기입니다.

마포구 상암동 일대의 재개발과 첨단기술을 가진 정보통신기술 회사나 미디어 관련 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계획하에 지금의 DMC가 조성되게 됩니다.

현재 DMC는 국내 최대의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집적단지입니다.


#Y2K: 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 “지구 종말? 아, 노스트라다무스 사기꾼”

Y2K는 Y=Year, 2K=Kilo(1,000) 연도의 두 자리만 인식하는 컴퓨터가 99년에서 00년이 되는 순간, 2000년과 1900년을 혼동하는 버그로 인해 대재앙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밀레니엄 버그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금융망, 의료정보, 전력 등 생활 관련 시스템의 정지, 원자력 발전소 컴퓨터의 오작동으로 인한 방사선 누출, 핵미사일 제어 컴퓨터의 오류로 인한 핵미사일 발사 등의 괴담이 돌며 20세기 말 전 세계 인구를 공포에 떨게 했지만, 대비를 잘 한 덕분인지 2000년 1월 1일이 되어도 우려하던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닷컴버블(IT 버블) “증시 역사상 가장 뜨겁게 사랑받았지만, 가장 처참하게 버림받은”

인터넷 관련 분야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인터넷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IT산업에 버블이 끼기 시작합니다. 이에 여러 국가에서 벤처기업에 광적인 투기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당시 한국 벤처기업 중 한 곳인 새롬기술(극 중 뉴데이터 테크놀로지)은 대한민국 증시 역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하지만 2000년 말경 기대에 못 미치는 기술력 등의 이유로 버블은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새롬기술도 이때 장중 고점 대비 99%까지 주가가 급락하게 됩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발생 당시 모습, 출처=워싱턴 타임즈>


#미국 911테러 “AMERICA UNDER ATTACK”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는 세계 경제의 심장 뉴욕과 세계 정치 외교의 1번지 워싱턴 건물에 항공기 테러를 일으킵니다.

이후 미국의 국경선 폐쇄, 국내 소비의 급격한 감소 등 직접적인 영향으로 2001년도 미국 경제불황을 불러옵니다. 

불확실성 기피 경향은 전 세계 경제에도 대참사를 야기하게 됩니다. 글로벌 증시는 도미노 폭락 사태가 일어나고, 한국 증시 역시 사건 다음 날, 증권거래소 개장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2003년도 카드 대란 당시 BC카드 CF>


#카드대란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꼭이요!”

2003년도에는 카드 업계의 욕심, 정부의 근시안적인 행정, 소비자의 과소비로 국민 7명 중 1명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던 카드대란이 일어납니다. 이 당시 정부는 소비 활성화를 위한 신용카드 규제 완화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했습니다. 

카드사는 공격적인 신용카드 마케팅을 시행했고, 상환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미성년자, 노숙인 등에게도 무지성으로 카드를 발급합니다. 갚을 능력이 없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용카드 빚을 다른 신용카드로 막는 ‘돌려막기’가 성행하고, 현금서비스 사용도 급증합니다. 

결국 채무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소비자 수가 늘고, 채무를 회수하지 못한 카드사들 역시 파산하거나 타사에 인수됐습니다.



극중 송중기는 미래를 미리 알고 대처해 성공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는 비록 미래를 미리 알 순 없지만,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하니 이참에 재미있는 드라마도 보고, 한국 경제사도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못 보셨다면 이번 주말에는 시청률 30.1%(닐슨코리아 수도권유료가구 기준)로 JTBC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끝을 맺은 재벌집 막내 아들 정주행 추천합니다!


* 재벌 집 막내 아들은 넷플릭스, 티빙 등 OTT에서 전편 다시 보기 가능합니다.



글/사진 전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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