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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전원일기 : 사우들과 함께한 농막 체험기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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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칠 때 ‘가끔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에 산다면 어떨까?’하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5도(都) 2촌(村)’ 같이 농촌 생활을 그리워하는 도시민들의 도농 복합 생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초록빛이 완연한 봄의 어느 날, 도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자연의 품을 찾아 사우들과 함께 농막에 다녀왔습니다. 사우들의 농촌 체험기 시작합니다!


‘농막’ 그리고 새로 도입되는 ‘농촌 체류형 쉼터’


<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막 >


이번에 저희가 방문한 ‘농막’이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농막*은 본래 농업의 보조 수단 용도로 사용됐지만 2021년 농막 설치 규정이 다소 완화돼 많은 도시민이 주말농장이나 영농체험을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 농막은 주거 용도가 아니므로 숙박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습니다.


*농막(農幕, farm hut): 농작업에 직접 필요한 농자재 및 농기계 보관, 수확 농산물 간이 처리 또는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하여 설치하는 시설


그러나 최근 정부는 농촌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농촌 체류형 쉼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농촌 체류형 쉼터는 도시민이나 주말농장을 하는 영농인들이 농촌지역에 체류할 수 있는 임시 주거 시설을 말합니다. 체류 공간 조성 허용으로 농촌 생활인구 증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우리들의 농부 일일 체험기


< 농막체험을 했던 충주시 엄정면 >


저희가 방문한 농막은 서울에서 2시간 거리 정도 되는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차령산맥이 이어지는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농경지가 발달해 논농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맑은 공기와 퇴비 냄새를 맡으니 시골에 도착했음을 실감했습니다.


< 밭으로 가는 길 >


농막에 도착하자마자 꽃바지와 농부 모자로 멋을 내고 시원한 쭈쭈바를 하나씩 입에 물었습니다. 농막 주인 이다빈 사우를 필두로 밭으로 가는 길! 농촌 체험 활동이 처음인 사우들은 기대 부푼 마음을 가득 안고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향수를 느끼며 밭일을 하러 나섰습니다.


< 물주는 일일농부(좌), 썩은 잎 정리하는 중(우) >


농막 앞엔 큰 복숭아나무 밭이 있고 그 옆에는 작게 고구마, 호박, 상추, 고수를 조금씩 심어놓았는데요. 아직 자라는 중이라 저희는 물 주는 일을 맡아 일손을 도왔습니다. 주로 호스를 이용해 물을 주었지만 호스가 닿지 않는 곳은 바구니나 양동이, 물뿌리개를 하나씩 들고 물 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평소 농부들의 노동 강도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밭에 물을 대는 일만 했을 뿐인데 비 오듯 흐르는 땀과 함께 지쳐가는 걸 경험하며 밭을 갈고 씨앗을 심는 모든 과정을 넘어 직접 땅을 꾸리는 우리네 농부들이 겪는 고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수확물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  작년 가을, 잘 익은 복숭아를 수확하는 이다빈 사우와 수확한 복숭아 > 


<  이웃집 할머니네 닭과 병아리 >


이웃집 할머니께서 젊은 친구들이 오랜만에 왔다며 암탉이 갓 낳은 달걀도 선물로 주셨는데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웃 간의 훈훈한 정에 마음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농촌 지역 사람들과의 소통은 새로운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던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 낮잠 시간>


밭일을 마치고 다들 농막에서 잠시 낮잠을 청했는데요. 시끌벅적한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고요함 때문인지 낮잠이 절로 오는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도, 불어오는 산들바람도 자연의 품은 우리의 마음을 이토록 안정시켜주고 힐링 에너지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근처 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


< 계곡 가는 길 >


낮잠에서 깬 뒤에는 사우들과 함께 근처 계곡으로 물놀이하러 갔다 왔습니다. 한여름 같은 더위에도 계곡물은 얼음장같이 차가웠습니다. 계곡물에 수박을 담가 두고 시원하게 물싸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신나는 계곡 놀이와 물놀이에 흠뻑 젖은 꽃바지 >



계곡에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산 뒤 편으로 지는 붉은 노을이 긴 하루의 마무리를 알리고 있었는데요. 다들 열심히 물놀이한 탓인지 배꼽시계가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에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바비큐와 캠프파이어로 마무리



바비큐 파티를 위해 바비큐 그릴에 숯을 넣고 토치로 불을 붙입니다. 숯에 불이 완전히 붙으면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잘 익혀 먹습니다. 다들 배가 많이 고팠는지 고기가 금방 동이나 버렸네요.



식후에는 어릴 적 수련회가 떠오르는 캠프파이어로 감성 가득한 밤을 보내기로 합니다. 불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타오르는 장작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수다의 꽃을 피웁니다. 야광봉으로 도깨비불 놀이도 하고 밤하늘에 수 놓인 북두칠성도 구경하며 알차게 즐겼던 농막에서의 하루를 정리합니다.






농막에서의 농촌 체험활동은 인간의 자연 회귀 본능을 일깨우는 듯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도시의 소란에서 벗어난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는 마음의 큰 울림이 됐고 일상에서 다시 한번 힘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하루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우들에게는 잊지 못할 영원한 추억으로 아름답게 간직될 것 같습니다. 사우 여러분도 이번 오프엔 가까운 시골에서 농촌 체험 활동 어떠세요?





글/사진  전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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