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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증후군? 바보 증후군!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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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펄럭이는 깃발을 보며 누군가는 ‘깃발이 날린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바람이 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같은 현상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로 보이곤 합니다.
만약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일들이 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힘들고 괴롭지 않을까요?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바보 증후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일상 속 사소한 갈등에도 멘탈 바사삭



바보 증후군의 정식 명칭은 ‘에듀퍼리먼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에게 안 좋은 상황에 놓이면 마치 바보가 된 듯한 마음으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바보 증후군은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 작업을 통해 갖은 노력으로 자신감을 얻고 자존감도 올리는 듯 하다가도 일상에서 있을 법한 사소한 갈등에 쉽게 무너져버려 그동안 자신이 애썼던 마음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입니다.


이때 상담자는 자신을 자책하고 탓하면서 괴로워하다가 끝에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합니다.



모두 다 내 탓이야!!



바보 증후군 증상의 핵심인 ‘내 탓이야, 내가 잘못한 거야’와 같은 인지 특징은 ‘탓 돌리기 이론’에서 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탓 돌리기는 어떤 부정적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리는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귀인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귀인이론은 켈리(Kelly)라는 사회심리학자가 제창했는데요. 주로 행동의 원인을 추론하는 심리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여기서 말하고 있는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원인의 귀착’의 줄임말입니다.  


귀인이론에 대해 예를 들어 볼게요. 어떤 사람이 복잡한 길을 가다가 넘어졌습니다. 이 사람이 넘어진 후에 ‘옆에 사람이 나를 쳐서 넘어졌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외부 귀인’으로 환경적인 요인에 그 행동의 원인을 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너무 덜렁대서 넘어졌네’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부 귀인’으로 나의 근본적인 성격을 원인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귀인이론은 아이들의 반응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어린이들은 발달 특성상 자기중심성이 높아서 내부보다는 외부 탓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양육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모가 이러한 발달 특징을 간과한 채 “너는 왜 남 탓만 하니?”, “너는 네 잘못을 모르는 거니?”, “너 바보니?”와 같이 과도하게 핀잔을 주거나 비난하면 아이는 ‘아, 무슨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을 탓하면 혼나는구나. 다 나 때문이야’와 같은 단정적 인지 오류가 생겨버립니다.  


이러한 과정이 몇 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환경에 놓이면 아이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마다 외부 귀인보다는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 부족과 같은 내부 귀인을 하는 부정적 마음 습관이 길러져 결국 자책감이 커지고 자존감도 낮아지는 마음의 아픔을 겪게 됩니다. 즉, 바보 증후군의 불안정한 자아의 근간이 여기서 주로 만들어지기 쉽다고 할 수 있죠.




네 탓이 아니야! 일단 생각 ‘멈춤’부터!



당사자도 보는 사람도 답답함이 느껴지는 바보 증후군.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


바보 증후군은 다른 말로 하면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자신이 잘못한 경우가 아닌 데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버리는 착한 사람이 많은데요.


특히 이런 사람은 주로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할 때 긍정적인 정서 외에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강한 두려움을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상담에서도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회사 팀장이 사원의 무례한 행동이나 업무 태만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모두 다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무능력해서 그래. 화를 내면 절대 안 돼. 저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와 같은 자책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본인이 먼저 회사를 이직하게 된 사례가 있었어요.



이러한 사람에게 필요한 첫 번째 심리 처방은 ‘객관적인 상황 분석 능력 기르기’입니다. 즉, 바보 증후군에 오래 길들여진 사람은 갈등이 발생할 때 주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초점을 두지 못한 채 자기감정에 빠져드는 특징이 강합니다.


이 작업은 혼자 하지 말고 친한 친구나 멘토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즉 객관적인 상황분석 후에는 감정이 아닌 대처해야 하는 ‘자신의 행동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필요한 대처는 바보 증후군 체크리스트 네 번째 문항과 연관돼 있는데요. ‘상대방이 나한테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지 계속 분석한다’는 문항처럼 바보 증후군에 걸린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을 계속 반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렇게 자신이 뭔가 반복된 생각에 갇혀 있을 때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행동활성화법을 동반한 환기 반응’이 큰 도움이 됩니다. ‘행동활성화법’이란 심리적으로 하나의 초점화된 생각에 몰두해 있을 때 자주 쓰는 방법인데요. 아주 사소하지만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는 간단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생각이 나를 괴롭혀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을 때 집안 청소나 설거지 또는 빨래 등 사소한 집안일을 하는 거죠. 처음에는 ‘이런 것이 무슨 효과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청소 후 깨끗해진 집을 보면서 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경험은 모두 있지 않으신가요?


바로 이렇게 사소한 행동에서 시작된 기분 좋은 감정이 자신의 핵심 감정으로 커져서 긍정적 정서가 늘어나는 경험을 꼭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대처법은 ‘자기보상 일지쓰기’입니다. 자기보상 일지란 오늘 하루 단 하나라도 수고했던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보상할 부분을 찾아서 적어 보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나는 오늘 3일 동안 야근해서 피곤한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일과를 무사히 잘 마쳤다’와 같이 스스로 짚어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자신의 사소하고 작은 노고에 대한 모든 부분을 기록하고 그 기록에 대한 보상까지 주면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다양한데요,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 또는 내가 좋아하는 장소 가기’와 같이 내가 맘 편히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순간을 만들어 계속 실천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때로는 독이 되어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바보 증후군에 걸린 사람에게는 지나친 감정의 기능을 줄이고 객관적인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위한 사고 기능의 활성화가 중요한 심리 처방전인데요.


마주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하면 될지에 대해서 지혜로운 나의 행동 이미지를 자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그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음속 깊은 용기 또한 가지시길 바라봅니다.





  심리상담센터 분당점 원장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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