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고 아이로 남을 수 있는 피터팬의 네버랜드가 실제로 있다면 어떨까요? 성인이 되면서 책임과 의무를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어른의 고충(?)은 누구나 겪는 성장 과정입니다.
하지만 홀로서기가 두려워 언제나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을 고집하는 이들, 이상은 높고 책임감은 낮으며 실천하는 능력은 취약한 어른 아이, 바로 지금 내 모습은 아닌가요?

피터팬 증후군이란?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 또는 피터팬 콤플렉스는 이미 어른이지만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어린이나 소년이 되기를 원하는 심리상태 또는 그러한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어린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성인데요. 이들은 대체로 책임감이 없고, 항상 불안해하며, 쉽게 현실에서 도망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피터팬 증후군이 처음 사회 현상으로 대두된 것은 1970년대 후반입니다. 미국의 20대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현실에서의 적응을 거부하거나 어린이, 소년으로 남으려는 경향 또는 그러한 행동이 보이기 시작한 것인데요.

일본에서도 1980년 이후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 서서히 확산됐습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 1980년의 경제위기 이후 장기적 침체가 지속되면서 사회부적응자, 미취업 젊은 남성층에서 피터팬 증후군이 더욱 확산됐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가끔 이런 생각 하지 않나요?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싶다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간 호주 어학연수에서 하루하루 빠르게 지나는 시간이 아까워 하루가 48시간이 되길 바라거나 초등학생 때 친척 어른들에게 어린이날 받았던 용돈을 이제 중학생이 되면 받지 못할 것 같아 더 이상 초등학생이 아닌 것이 무척 아쉬워지거나 하는 그런 순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모두 저의 경험담인데요. 이 두 경험의 공통점은 즐기고 있는 그 시점의 시간이 더 이상 흐르지 않고 현재에 머무르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이는 성장의 단계를 넘어가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시적인 감정이지만 그 내면에 있는 성인이 되길 거부하고 미숙한 상태로 머물길 원하는 정서는 피터팬 증후군과 유사합니다.

나도 혹시 피터팬 증후군?!

그렇다면 여러분! 성인이 되길 거부하고 어린이 상태로 남길 바라는 정서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피터팬 증후군의 원인을 어느 하나로 정할 수는 없지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아동기나 청소년기 부모 관계에 대한 부분입니다. 가령, 부모님이 엄격하고 통제적이거나 또는 무관심할 경우 이로 인해 자녀들이 정체감 형성 및 부모와의 분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사랑의 부족으로 자녀는 어른이 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현실 생활에서 일정 수준의 책임감과 헌신을 필요로 하는데 그러려면 부모님의 곁을 떠나서 삶을 살 수 있는 내적인 힘, 자아정체감이 견고히 서 있어야 합니다. 견고한 자아정체감의 확립은 과거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정한 미래의 계획을 위해 사회로 진출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데요.

즉,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이런 상황에서 부모로부터의 독립 가능성 여부가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하는 것과 관련성이 높습니다.

피터팬 증후군 해독제

피터팬 증후군은 지켜보는 사람도 답답하지만 이러한 성향을 갖고 있는 당사자도 답답함을 많이 느낍니다. 당사자 조차도 의존적이고 매사에 불안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죠.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 건강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일상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까요?

우선 자신이 피터팬 증후군의 경향성이 강하다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혼자서 인정과 수용이 어렵다면 피터팬 증후군의 경향성이 얼마나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믿을 만한 사람과 편안하게 이야기해보거나 관련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인정과 수용으로 현재 상태를 인지했다면 다음으로 여러분의 장점과 단점을 총체적으로 점검 후 다시 한 번 자신의 향후 목표와 미래 가치관, 계획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리학자 아들러의 개념 중 ‘가상적 목표(fictional finalism)’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구상하고 계획하는 미래가 현재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데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새롭게 계획을 작성할 때 현실 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혼자 여행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해외 여행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국내 여행도 상관없습니다. 삼삼오오 아는 지인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 아닌 ‘혼자’ 여행해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도전과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익숙한 곳에서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을 해본다면 여러 가지로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어린이에서 성인이 되는 과정을 자신만의 본능적이고 욕구 충족적인 삶을 추구했던 것에서 현실에 맞는 생각과 욕구를 충족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어린이의 욕구는 부모님이 만족시켜 주지만 그런 어린이가 한 해 두 해 성장하며 학교에 가고 직장생활을 하면 소속된 상황과 현실 원리를 순응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피터팬 증후군의 핵심 특징인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 또한 인간이 가진 본능적 욕구이지만 보다 더 나은 미래의 우리 모습을 꿈꾸고 성취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Mini Quiz!

어른이지만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어린이나 소년이 되기를 원하는 심리상태 또는 그런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OOO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글  마음편한 심리상담센터 배영광 상담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