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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향수도 비건으로 바꿔볼까요? 친환경을 담은 향수의 비밀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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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란 개인의 이익이 아닌 동물권 수호, 환경 보호 등 다수의 이익을 목적으로 채식주의 중에서도 ‘완전한 채식’을 의미합니다.


일체 어떠한 동물성 재료를 먹지도, 사용하지도 않으며 고기는 물론 해산물, 우유, 계란까지도 먹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단순 음식이 아니더라도 동물을 착취해 발생하는 가죽, 울 소재의 의류 등 동물 실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화장품까지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일컫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는 비건 뷰티 중에서도 현대 사회에서 본인의 개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향수’입니다. 지금까지의 많은 니치향수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좋은 향을 선사하기 위해서 동물 실험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향유고래, 사향노루, 비버, 사향고양이 등이 멸종위기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니치향수들로 인해 지구와 동물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들의 윤리적 책임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비건향수’입니다.

최근 다양한 향수 브랜드에서 비건 라인을 론칭하였고, 비건향수 브랜드가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환경과 동물을 위하는 비건향수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7조8000억 원 정도로 5년 사이 36%가 성장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2025년까지는 약 24조3335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는데요.

환경문제에 예민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건향수에는 어떤 장점과 가치가 담겨 있는지, 비건향수 브랜드를 직접 찾아가 보고 만들기에도 도전해 봤습니다!




1. 타이거릴리(제로웨이스트샵)

첫 번째 비건향수 맛집은 제로웨이스트샵인 타이거릴리(tigerlily)에서 판매중인 비건향수입니다. 타이거릴리는 비건주의에 위배되는 원료,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팜오일, 동물실험을 하는 원료 사용을 금지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 패키지를 없애고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타이거릴리만의 특별한 비건향수를 만나러 가 봤습니다.


▲ 타이거릴리의 매장 입구

매장안에는 독특하면서도 볼 수록 매력있는 이름의 5가지 비건향수가 있었습니다.




▲ 타이거릴리 비건향수 진열대

모두 시향해 보고 제가 골라본 가장 좋았던 향은 ‘픽시 할로우’와 ‘웨이 투 네버랜드’ 입니다. 픽시 할로우는 프리지아 향을 포함하고 있어 맡는 순간 상큼한 꽃향기가 나고, 시간이 지나자 은은한 비누향도 났습니다.

향수도 좋지만 디퓨저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은 향이였는데요. 실제로 디퓨저로도 판매되고 있고, 아니나 다를까 픽시 할로우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웨이 투 네버랜드는 샌달우드향이 포함되어 중성적인 우디함을 느낄 수 있으며, 남녀노소 모두 사용하기에 부담없는 향수라고 생각됩니다.

고가 브랜드의 니치향수에 견줄만한 향에 빠져 오랜 시간 향을 맡아 봤는데요. 비건향수여서 인지 오래 맡아도 독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30ml, 50ml로 판매되고 있고 뜨왈렛이 아닌 오드퍼퓸이라 향의 지속력이 좋다고 합니다.


▲ 타이거릴리 리필스테이션

4월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리필스테이션 운영을 시작해서 향수와 디퓨저, 고체비누를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본인이 챙겨간 공병의 무게를 재고 원하는 만큼 담아 가격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향수는 1g 에 900원 후반대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썽봉(100BON)


▲ 썽봉 매장 비건향수 진열대

썽봉은 프랑스 최초의 비건향수로 2017년에 론칭한 니치향수 브랜드입니다.

썽봉의 창립자는 향수에 들어가는 인공 향료, 동물유래 성분에서 비롯되는 인체 유해물질을 제외하고, 건강과 환경에 이로운 비건 향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100% 천연재료를 활용하고, 지구에 이로운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썽봉의 핵심가치는 유해성분 무첨가, 친환경, 동물실험 반대, 비건, 윤리의식 이렇게 다섯 가지입니다. 프랑스 최초의 비건향수답게 유럽 유기농 인증마크는 물론, 슬로우 코스메틱의 클린 포뮬러 인증마크까지 획득했다고 했습니다.

썽봉의 비건 향수는 어떤 점이 다른지 시향해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가장 좋았던 향은 카르비&자뎅 드 휘기에와 오드떼&진저입니다. 카비르&자뎅은 처음 맡았을 때 상큼함과 무화과의 달콤한 향이 많이 났습니다.

이 또한 시트러스 계열이라 봄, 여름의 상큼한 날씨에 어울릴 것 같았는데요. 미들노트의 장미꽃이 들어가 사계절 모두 사용하기 좋은 향이 느껴졌습니다.

오드떼&진저는 자몽의 상큼한 향이 처음에 크게 느껴지면서 시간이 지날스록 자스민과 진저의 향이 오래 머무는 느낌이었습니다.




썽봉의 향수 보틀은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직접 손에 들어보니 생각외로 정말 가벼웠습니다.

썽봉 또한 친환경 원료가 베이스된 제품들이기 때문에 오랜시간 시향해 보아도 머리 아프거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향은 없었습니다.

오드 코롱과 오드 뜨왈렛 종류는 비교적 지속력은 안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뿌린지 3~4시간이 지나도 잔향이 남아있을 정도로 지속력도 좋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취재해본 두 향수 외에도 메종루이마리, 메종21, 클린, 러쉬 등 유명한 브랜드들에서도 비건향수를 내놓고 있는 추세입니다.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비건 뷰티, 이제는 향수도 비건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직접 만들어 보는 비건 향수

▲ 레트르 향수 공방의 내부 모습

이번 비건 뷰티 취재로 비건 향수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나만의 비건 향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을 찾았습니다. 일반 향수를 만드는 공방은 많았지만 비건 향수 공방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찾은 망원동에 위치한 레트르 공방에서는 비건 향수를 만들 수 있다고 알게 되었는데요. 천연 재료로 나만의 비건 향수를 만들어 본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① 향수병 고르기
한팀 당 한 명의 조향사가 향수 만드는 것을 도와줍니다. 조향사의 안내 하에 먼저 향수병을 고릅니다. 50ml, 100ml 중 선택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사각형, 원형 등등 여러가지의 향수병들이 놓여있었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에 맞게 향수병을 고르면 되는데요.
향수병의 모양과 색상, 뚜껑까지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향수병에 따라서 향수가 주는 느낌도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 레트르 향수 공방의 내부 모습

② 스티커 및 라벨 고르기
향수병을 골랐다면 다음으로는 향수병과 완성된 박스에 붙일 스티커와 라벨을 고르게 됩니다. 시중에 파는 향수 못지 않게 고급스러움이 묻어나 의미 있는 사람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스티커도 정말 다양해 향수병과 스티커를 고르는 데만 1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공방에서 10분 전 도착 안내 문자를 받았었는데, 왜 10분 전에 오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 레트르 향수 공방의 내부 모습

③ 취향 조사
본격적인 조향을 시작하기 전에 설문조사를 합니다. 만들고 싶은 향의 느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 심지어 만들고 싶은 향의 시점(과거, 현재, 미래) 등을 써내려 갑니다.
미리 자신이 만들고 싶은 향의 분위기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플로럴 향, 달달한 향, 우디한 향 등 자신이 원하는 향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비누향과 섬유유연제향이 나는 향수를 만들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④ 시향하기
이제 본인이 원하는 향수를 만들기 위해 시향을 시작합니다. 향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골라봐야 하는데요.
비건 향수 클래스이기 때문에 모두 천연 원료를 쓰는 천연 에센스 오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 레트르 친환경 향수 시향 샘플

가장 아랫줄 TOP NOTES
베이스 향, 제일 처음 나는 향의 오일

중간줄 HEART NOTES
주요 향, 향수의 메인 향 오일

가장 윗줄 LAST NOTES
잔 향이 나는 오일

가장 아랫줄부터 차례대로 시향하고 원하는 향을 적습니다. 선호하는 향이 많을수록 향을 블렌딩 할 때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 시향 후 마음에 드는 향을 적는 모습

⑤ 블렌딩
시향 후 원하는 향들을 적어두고 선호하는 스타일의 향을 말씀드리면 조향사 분께서 그에 어울릴만한 비율을 추천해, 블렌딩을 시작합니다.
(ex.쥬니퍼베리 1, 뮤게2, 무화과 2는 쥬니퍼베리 한 방울, 뮤게 두 방울, 무화과 두방울을 넣어야 한단 뜻입니다.)
비율에 맞게 샘플 향수 통에 넣습니다. 한방울이라도 잘못 들어갈까봐 손이 떨렸습니다.^^*



 ▲ 시향지로 향을 블렌딩 하는 모습

오일을 다 넣으면 향들이 잘 섞이게 살살 돌려줍니다. 그 다음 향이 잘 섞였으면 확인하기 위해 시향지를 담그고, 허공에 두 세번 정도 털어서 알코올이 조금 날아가게 한 뒤 시향해 봅니다. 이후 더 원하는 향이 있다면 추가로 넣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6번의 블렌딩을 거쳐 최종적으로 향을 결정합니다.

 ▲ 선택한 향의 에센스 오일을 계량하는 모습

⑥ 향수 완성하기
결정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오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시작할 때 골랐던 향수 향수병에 직접 에센스 오일들을 조합해서 넣습니다.
얼마나 넣어야 할지는 조향사님이 안내해 줍니다. 무게를 재는 측정기도 있어서 처음 하시는 분들도 쉽게 그램 수를 맞추어서 향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쁜 포장을 거쳐 나만의 비건 향수를 완성했습니다. 평소에도 향수를 직접 만들어서 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비건 향수가 일반 향수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는데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천연 재료들을 활용해 일반 향수와 견줄 정도의 향수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화학적인 재료가 아닌 천연 오일를 사용함에도 향과 지속력 또한 좋았기 때문에 비건 향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접근성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내가 환경과 지구를 지키는데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만족할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엔 친구나 연인과 함께 나만의 비건 향수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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