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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카지노 게임에 빠진 게임사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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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이유로, 외면 받던 소셜 카지노 게임


소셜 카지노 게임은 일명 고포류라 불린다. 슬롯머신, 빙고, 고스톱, 포커 등 오프라인 카지노 등에서 하던 게임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출시한 게임이다. 실제 금전이 오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달리, 사이버 머니로만 게임이 가능하다. 게임머니를 현금화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피망의 뉴맞고•포커나, 한게임(현 NHN)의 포커•고스톱•맞고를 떠올리면 무슨 게임인지 감이 올 것이다.


국내에서 소셜 카지노 게임은 접근성이 높고 불법 환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게임법상 규제를 받고 있다. 2004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업계에서 사행성이 민감한 이슈로 취급 받는 탓이다.


국내 규제는 2014년 2월 처음 도입됐다. 월 30만 원 한도 내에서 결제가 이뤄지고 1회 베팅 한도를 3만 원으로 막은 것이다. 이후 2016년에 결제한도를 50만 원까지 올리고, 1회 베팅 한도 역시5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 기준은 2018년까지 이어졌다.


2020년에는 기준을 완화해 1일 10만 원의 손실한도를 폐지했다. 이전까지는 이용자가 게임에서 10만 원 이상을 잃을 경우 게임 이용이 24시간 동안 제한됐다.


해외 시장은 국내와 다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소셜 카지노 게임은 도박에 해당하지 않는다. 미국은 소셜 카지노 게임 서비스를 전면 허용했다. 게임머니는 환금성이 없으므로 획득하거나 잃을 때 재산상 손익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국내 게임사가 낙점한 신(新) 먹거리


최근 국내 여론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국내 게임사가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소셜 카지노 게임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신규 이용자 발굴의 한계다. 국내 이용자들은 더이상 MMORPG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엔씨소프트의 리지니 시리즈를 떠올려 보자. 국내 게임 시장에는 소위 리니지류 게임이 넘쳐나고 있다.


신규 이용자 발굴에 제동을 건 요소는 또 있다. 리니지와 그 외 MMORPG들에는 항상 ‘돈 쓰는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승리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 구조(P2W•Pay to Win)’로 이뤄졌다는 뜻이다.


그동안 당연하게 게임에 돈을 쓰던 이용자들은 지난해 게임업계를 달군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게임 불매에 나섰다. 이전까지 이용자들은 원하는 아이템이 뽑힐 때까지 게임에 돈을 투자했다.


그러던 중 게임사가 발표한 확률과는 달리 아이템이 전혀 나올 수 없는 구조임이 발각됐다. 게임 이용자들은 분노했고, 다수 이용자가 게임을 접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가 강구한 해결책이 새로운 먹거리 탐색이었고, 그중 하나가 소셜 카지노 게임이다.



관련시장의 성장세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해외 사례로 입증됐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시장 규모가 2019년 53억 달러(약 6조4000억 원)에서 2024년 72억 달러(약 8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타티스타 역시 올해 68억 달러(약 8조2000억 원)에서 2026년 83억달러(약 10조)까지 성장한다고 봤다.


또 올해 3월 소셜 카지노 게임에 대한 규제가 일몰된다. 2년 단위로 재검토를 받아왔던 규제 검토 주기가 다시 돌아온 것.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협의체를 만들고 현재 상황을 파악해 규제 개선 방향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다.


업계에선 규제가 완화되거나 합법 시행되면 관련 시장이 창출해낼 이득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 김태경 광운대 교수가 속한 공동 연구팀은 소셜 카지노 게임 합법 시행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소셜 카지노 게임이 합법적으로 시행될 경우 연평균 약 5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만 여개의 일자리도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약 7000억 원의 총 생산 증가효과가 발생한다.



게임사, 소셜 카지노 파이 키우기 광폭 행보


지난해 여름, ‘제2의 나라’ ‘모두의 마블’로 유명한 게임사 넷마블이 ‘스핀엑스(SpinX)’를 21억9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스핀엑스는 2014년 설립된 홍콩의 글로벌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다. 2020년 매출 4970억 원, 2021년 상반기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한 3289억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른 글로벌 기업이다.


스핀엑스 인수 당시 이승원 넷마블 대표는 “소셜 카지노 장르를 확보해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루고,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핀엑스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전량 매도해 얻었다.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넷마블은 2015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해 2020년까지 총 917억 원을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위메이드는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사 선데이토즈를 약 1367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게임 업계를 뜨겁게 달군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의제를 주도한 게임사다. 가상화폐 위믹스(WEMIX)를 발행한 회사로 블록체인 경제에 관심이 많다.


선데이토즈는 자회사 플레이링스를 통해 슬롯메이트, 일렉트릭 슬록 등 소셜 카지노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양사는 선데이토즈의 소셜 카지노 게임 서비스 역량을 위메이드가 흡수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의 소셜 카지노 게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NHN(구 한게임) 역시 위메이드와 협력한다. NHN은 국내 소셜 카지노 게임 명가였던 한게임 시절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위메이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NHN이 보유한 게임 콘텐츠를 위메이드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서 서비스하게 된다.



카지노-게임사 연대로 코로나19 극복


카지노 역시 게임사와 협력해 수익 창출을 꾀할 수 있다. 게임사와의 협력은 오프라인 대면 중심이었던 카지노 사업을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이 막힌 카지노의 대안으로 꼽힌다.


지난해 게임사 네오위즈는 강원랜드가 자체 개발한 ‘케이엘 사베리(KL Saberi)’ 슬롯머신 15종을 5년간 독점 사용하기로 계약했다. 강원랜드의 슬롯머신 콘텐츠를 국내와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제작에 활용한다는 것.


곧이어 이들은 게임 콘텐츠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온라인 소셜 카지노 게임과 오프라인 슬롯머신 개발을 함께 개발한다.




카지노와 게임사의 합종연횡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게 될까. P2E 즉, 돈 버는 게임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돈 버는 게임은 게임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함과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게임에서 통용되는 재화인 게임머니를 모아 가상자산으로 교환을 통해 현실화폐로 바꿀 수 있다.

돈 버는 게임은 블록체인과 NFT 기술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예를 들어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라는 게임에서 이용자는 게임 내 재화인 흑철을 블록체인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DRACO)로 토큰화 해 가상자산인 위믹스로 바꿀 수 있다. 또는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로 만든 뒤 위믹스로 거래해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돈 버는 게임 모델은 MMORPG에 주로 도입됐다. 업계가 돈 버는 게임 모델의 고도화를 점친만큼, 향후 소셜 카지노 게임과의 결합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산업이 비대면 서비스 도입을 적극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열린 제주 국제카지노 정책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고사 위기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온라인 상에서 전자화폐나 신용카드 같은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대면 온라인 카지노가 활성화하고 있다”며 “결제 수단 중 하나로 가상자산 이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게임사가 카지노 게임을 새로운 BM으로 삼았듯, 카지노 업계 역시 돈 버는 게임이나 가상자산을 새로운 BM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카지노 업계가 온라인 카지노 서비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올해 초 ‘카지노 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발족시켰다. 다만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면 “다른 국가나 법익과의 마찰이 예상된다”며 “기술적 안전 장치를 충분히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문제를 점검하고 보완해야 바람직하다”고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체부와 관련 업계는 이번달 2차 민관협의체 회의를 가진다. 관련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카지노 산업에 새로운 BM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올 장이 마련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박소영 IT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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